
- 장르 : 애니메이션 / 드라마 / 로맨스
- 러닝타임 : 97분
- 개봉 : 2007.06.14.
- 평점 : 8.82
- 관객수 : 약 11만 명
- 국가 : 일본
- 배급 : THE 픽쳐스
시간을 달리는 소녀 줄거리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여고생 마코토가 어느 날 갑자기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되면서 시작된다. 특별한 계기나 설명 없이, 사고처럼 찾아온 능력은 처음에는 그저 편리한 도구처럼 느껴진다. 시험을 다시 보고, 실수를 없던 일로 만들고, 어색한 순간을 피해 가는 데 쓰이기에는 이만한 능력이 없다고 생각한다.
마코토는 시간을 되돌리는 일을 크게 고민하지 않는다. 지금의 불편함만 사라지면 된다는 생각으로 버튼을 누르듯 선택을 반복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되돌린 선택들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조금씩 체감하게 된다. 특히 가장 가까운 친구들과의 관계 속에서 그 변화는 더 분명해진다.
영화는 능력을 통해 세상을 바꾸거나 거대한 사건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대신 마코토가 선택을 반복하면서 점점 망설이게 되는 과정을 따라간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순간은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지점에서 이야기는 조용히 방향을 바꾼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판타지를 빌린 성장 이야기라기보다, 선택을 미루고 싶었던 한 시절의 마음을 담아낸 기록처럼 느껴진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 배경
영화의 배경은 일본의 평범한 학교와 동네다. 교실, 복도, 언덕길, 강변 같은 익숙한 공간들이 반복해서 등장한다. 특별히 눈에 띄는 장소는 없지만, 그 덕분에 이야기는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시간 도약이라는 설정이 낯설지 않게 느껴지는 이유도 이 배경 때문인 것 같다.
이 영화의 배경에는 ‘아직 모든 것이 정해지지 않은 시기’라는 분위기가 깔려 있다. 학생이라는 신분, 가볍게 흘려보낼 수 있을 것 같은 하루하루, 아직은 선택의 결과를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 그런 환경 속에서 시간 도약은 능력이라기보다는 누구나 한 번쯤 해보고 싶었던 상상처럼 느껴진다.
또 하나 인상적인 배경은 계절감이다. 영화 전반에 흐르는 여름의 분위기는 하루가 길고, 시간이 느리게 가는 느낌을 만든다. 그래서 마코토는 시간을 쉽게 여기고, 다시 되돌릴 수 있을 거라 믿는다. 하지만 여름이 끝나듯, 이 시기 역시 지나간다는 사실이 영화 전체에 조용히 깔려 있다. 배경은 화려하지 않지만, 성장이라는 주제를 자연스럽게 받쳐 주고 있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 총평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시간을 되돌리는 이야기이면서도, 결국 되돌릴 수 없는 순간에 대해 말하는 영화다. 처음 봤을 때는 설정이 재미있고 가볍게 느껴졌지만, 시간이 지나 다시 보니 그때는 잘 보이지 않았던 감정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이 영화는 나이를 먹을수록 다르게 다가온다.
마코토는 능력을 가졌지만, 그 능력으로 모든 걸 해결하지 못한다. 오히려 선택을 미루고 감정을 피할수록 상황은 더 복잡해진다. 이 과정은 특별한 교훈처럼 제시되지 않는다. 그냥 그렇게 흘러간다. 그래서 더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누구나 한 번쯤은 ‘그때 이렇게 했더라면’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OST도 이 영화를 기억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다. 이 영화를 처음 봤던 시절, OST에 유난히 빠져서 한동안 피아노로 멜로디를 따라 쳐 보곤 했다. 잘 치고 싶어서라기보다는, 그 분위기를 다시 느끼고 싶어서였다. 영화가 끝난 뒤에도 음악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고, 지금도 OST를 들으면 영화 장면보다 먼저 그 시절의 공기와 감정이 떠오른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인생을 바꾸는 영화라기보다는, 한 시절을 조용히 떠올리게 만드는 영화다. 이미 지나가 버린 시간, 그때는 가볍게 여겼지만 지금 돌아보면 다시 선택하고 싶어지는 순간들. 이 영화는 그런 기억을 건드린다. 그래서 시간이 흐른 뒤에 다시 볼수록 더 깊게 남는 작품이라고 느껴진다.